7시에 일어났지만 너무 추워서 도로 잤다. 일어나니 9시 반이었다. 간단하게 아침루틴을 하고 나왔다. 11시다.
늦게 시작한 것 치곤 꽤나 집중을 발휘해서 일을 했다. 6월부터 하는 브랜드 SNS 컨텐츠 작업 외주가 있다. 지금까지 작업물을 한차례 분석하고 기획 방향을 점검하고 11월 컨텐츠 기획도 조금 진행 했다. 왜인지 작업하는 시간보다 이런 시간을 더 좋아한다. 왜 이렇게 해야하지?가 그려지지 않는 작업을 싫어한다에 더 가깝겠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방향을 점검해줘야 한다.
작업하기 위해 간 카페에 7-80대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들어왔다. 민주당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왜 어르신들은 다들 민주당 때문에 힘들까. 궁금하다. 그밖에도 한 할아버지는 요즘은 어딜가든 빵이 다 맛있다고 했다. 빵 좋아하는 할아버지라니 그건 좀 낯설다. 이런 저런 대화들이 오갔던 것 같은데 나름 일에 집중하느라 잘 듣지 못했다.
내 시간을 잔뜩 앗아갔지만 그만큼 돈도 주던 프로젝트는 이제 끝났다. 당분간은 가난한 생활에 익숙해져야한다. 싯타르타가 말한 금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진짜 금식은 아니고 카페나 식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간단하게 먹는 정도.
한차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 글을 적고 있다. 의미 있는 글쓰기는 아니다. 그냥 쉬기 위해 쓰는거다. 뭐든 생각나는 것들을 이렇게 문장으로 적으면 이유없이 분주하고 불안한 기분이 해소된다. 집에 와서는 빨래를 돌렸다. 수건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침에 먹은 그릇도 설거지 해야하는데 그건 좀 미뤘다.
잔업을 마치고 늦은 오후 무나물을 무쳤다. 맛은 괜찮았는데 무를 너무 크게 썰었다. 다음에는 얇게 썰어야지. 조서형 요리사가 올린 영상 솓 통영식 무나물 레시피를 응용해 집에 있는 재료에 맞춰 만들었다.
- 참기름, 식용유 1:1로 넣은 기름에, 새우젓과 바지락 넣고 볶는다.
- 다진마늘, 국간장 한숟갈도 넣고 볶다가
- 채썬 무를 넣고 한 10-20분 천천히 익힌다.
- 식혔다가 참기름과 참깨 뿌리면 끝. (간이 약해서 맛소금도 살짝 넣었다.)
저녁에는 친구 결혼식 청첩장 포장을 했다. 카드를 봉투에 넣고 리본도 달고 스티커도 붙이느라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허리는 좀 아팠지만 이 단순포장만의 맛이 또 있다. 잘 살기 바라는 마음을 차곡차곡 담았으니 잘 살어라.
네이버 블로그도 인스타그램도 있지만 사이트를 만들었다. 쓰는 글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이걸 굳이 만든 건 '나'에게 더 집중하고 싶어서다. 두 플랫폼이정말로 이웃과 팔로우만 내게 보여줬다면 만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언제부턴가 내가 궁금하지 않는 정보들이 더 많이 보였고 그게 너무 피곤했다. 여기는 도로가 나지 않은 디지털 무인도. 외딴 섬. 자기만의 방. 때때로 손님이 오긴하겠지만 그건 정말 때때로이고 우리는 아주 이따금만 연결될 뿐이다. 이런 욕구는 나만의 것이 아닐테지. 모두가 각자의 사이트를 만들고 아주 가끔만 만나는 식이면 좋겠다. 인스타그램 망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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